팔이나 다리의 감각 이상은 단순한 피로에서 올 수도 있지만, 신경 질환에 의한 증상일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말초신경병증과 척수병증은 모두 감각 이상을 유발할 수 있지만, 발생 원인과 증상의 양상, 진행 양상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두 질환을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면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말초신경병증과 척수병증의 감각 이상을 구체적으로 비교하여 감별 포인트를 정리해보겠습니다.
1. 말초신경병증의 특징
말초신경병증은 뇌와 척수에서 뻗어나온 말초신경이 손상되거나 기능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당뇨병이며, 이외에도 만성 알코올 섭취, 특정 약물, 비타민 결핍, 자가면역질환 등이 있습니다.
- 발병 부위: 주로 발끝이나 손끝에서 시작
- 분포: 양측성, 대칭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많음
- 감각 이상: 화끈거림, 찌릿찌릿함, 전기 오듯한 통증
- 특징적 느낌: 양말이나 장갑을 낀 듯한 감각 둔화
- 진행: 점차 위쪽으로 확산되는 양상
- 동반 증상: 발한 이상, 피부 건조, 근위축, 균형 장애
즉, 말초신경병증은 대사적 요인과 밀접하며 말단부터 시작해 대칭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이 중요한 특징입니다.
2. 척수병증의 특징
척수병증은 척수 자체가 압박되거나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신경계 질환입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경추나 흉추의 협착, 종양, 외상, 혈관 질환 등이 있습니다.
- 발병 부위: 척수 손상 부위 이하에서 증상이 나타남
- 분포: 양측성이지만 대칭적이지 않고 불규칙할 수 있음
- 감각 이상: 저린 느낌, 감각 저하, 심한 경우 감각 소실
- 운동 장애: 근력 약화, 경직성 마비, 보행 장애
- 특징적 소견: 상·하지의 반사 과다(항진), 배뇨·배변 장애 동반 가능
- 진행: 점차 악화되며 장애가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음
척수병증은 국소 신경 압박이 아닌, 척수 전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감각 이상뿐만 아니라 운동 장애, 배뇨장애 등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됩니다.
3. 말초신경병증 vs 척수병증 비교
구분 | 말초신경병증 | 척수병증 |
---|---|---|
원인 | 당뇨, 알코올, 약물, 영양 결핍, 말초신경 손상 | 척수 압박(협착증, 종양, 외상), 염증, 혈관 문제 |
증상 시작 | 발끝, 손끝에서 시작하여 점차 확산 | 척수 손상 부위 이하에서 발생 |
분포 | 대칭적, 말단 우선 | 양측성이나 불규칙, 병변 수준 이하 |
감각 이상 | 양말/장갑 낀 듯한 느낌, 화끈거림 | 저림, 감각 소실, 감각 경계가 뚜렷 |
운동 장애 | 말기 단계에서 근위축 | 경직, 근력 약화, 보행 장애 |
반사 | 저하 또는 소실 | 항진, 병적 반사 양성(Babinski 등) |
배뇨/배변 | 드물게 발생 | 흔히 동반 |
진단 검사 | 신경전도검사, 근전도, 혈액검사 | MRI, 신경학적 검사 |
4. 진단 접근법
① 말초신경병증
- 신경전도검사 및 근전도로 말초신경 손상 확인
- 혈액검사로 당뇨, 갑상선 기능, 비타민 결핍 확인
- 필요 시 신경 조직검사
② 척수병증
- MRI로 척수 압박 여부 확인
- 신경학적 검진: 반사 항진, 병적 반사 확인
- 척수 유발전위검사(SEPs)로 신경전달 평가
5. 치료 방법
말초신경병증
- 원인질환 치료 (혈당 조절, 영양 보충, 금주)
- 신경병증성 통증 약물 (프레가발린, 가바펜틴 등)
- 물리치료 및 재활치료
- 생활습관 관리 (운동, 균형 잡힌 식단)
척수병증
- 원인에 따라 수술적 치료 필요 (척추관 감압술, 종양 제거)
- 스테로이드나 항염증제 투여 (염증성 질환 시)
- 재활치료를 통한 운동 기능 회복
- 배뇨·배변 장애 관리
6. 감별 포인트 요약
- 말초신경병증: 말단에서 시작, 대칭적, 반사 저하, 양말·장갑형 감각 둔화
- 척수병증: 병변 이하에서 증상, 비대칭 가능, 반사 항진, 보행 장애, 배뇨·배변 장애 동반
결론: 감각 이상 원인에 따라 접근이 달라야 한다
말초신경병증과 척수병증은 모두 감각 이상을 유발할 수 있지만, 병리 기전과 증상 양상은 뚜렷하게 다릅니다. 말초신경병증은 대사적·전신적 요인과 관련이 있고 말단부터 대칭적으로 증상이 시작되며, 척수병증은 구조적 압박으로 인한 신경 증상과 함께 운동장애, 배뇨 장애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감각 이상이 있을 때는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신경과나 신경외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 감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